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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비행기타고 싶다 이젠 모아둔 돈도 없는데 제길 솔직히 말하자면 꼭 밖에 뭐가 엄청난 것이 분명히 있어서 라기 보다는 여기에 나를 붙잡아 두는 것이 없는 탓도 매우 크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 그래도 있다면 이젠 도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순수하게 여행이 가고 싶어진 것이다. 아주아주 맘에 드는 신발을 사서 아주아주 오래오래 걷고 아무데나 앉아서 뭔가를 사먹으면서 아무하고나 얘기를 하고 저녁에는 맥주 한잔을 발칵발칵 마시고 밤에는 보들보들한 오리털 침낭 속에서 잠을 자고 잠이 안오면 밤바람 쐬면서 로컬 토바코라도 한 대 태운다던지 아 오빠의 결혼 날짜가 정해진 이후 요즘 자꾸만 결혼식 결혼반지 한복 예식장예약 전셋집 계약금 첫아이는언제쯤 신혼여행지 통장 신혼집은직장에서멀지않은곳에 하객 청첩장 등등과 같은 단어와 문장들을 자꾸만 접하다 보니 온몸에 핏기가 싹 가시면서 키위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키위드레싱을 먹었을 때마냥 식도와 기도가 마구마구 답답해짐을 느낀다. 행여나 결혼하게 되어도 난 결혼식 싫어 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왜? 라고 물으셨다. 아아 몰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잔뜩 와있는거 싫어 그래도 축하하러 와주는건데 그게 축하하러 오는거야? 알지도 못하는 사인데 돈내고 밥먹으러 오는거지 그래도 그렇게 얘기하면 쓰나 내 평생 직/간접적으로 보았던 모든 결혼식들 중에 제일 좋은 결혼식은 베를린에서 알게되었던 터키 언니 실란의 결혼이었다. 독일 남자 틸과 터키 여자 실란은 시청 공무원 앞에서 양가의 가까운 친지들과 아주 가까운 친구들만 초대해서 결혼했다. (그래서 우리도 참석하지 못했다) 실란은 새 옷도 사지 않고 갖고 있던 옷들 중 가장 예쁜 원피스를 입었고, 틸은 자신이 가진 옷들 중에서 가장 이상한 옷을 입고 가장 이상한 모자를 썼다. 시청 결혼식이 끝난 후 둘은 틸의 친구들이 깜짝 선물로 불러둔 시내관광용 마차를 타고 시내를 한바퀴 돈 뒤 둘이 원래 살던 집에 가서 사람들과 먹고 얘기하고, 틸이 실란에게 청혼하기 위해 페인트로 뭔가를 써뒀던 어느 건물 벽으로 실란의 부모님을 모시고 답사(?)를 갔다고 했다. 나중에 둘은 이스탄불로, 시리아로 여행을 다녀왔다. 솔직히 내가 첫딸이 아니라 둘째라서, 그리고 다행히 모범적이고 일반적인 아들 노릇은 오빠가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나는 비교적 내 멋대로 살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만 내가 맏이였대도 오빠같은 맏이가 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아모튼 오빠에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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